본문 바로가기

일상

나를 위한 시간

부부로서 살아가더라도,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대부분 맞벌이에 회사에서 파김치가 되어서 집에 돌아오면
씻고, 저녁을 먹고, 대충 TV를 보며 잔다.
이런 일상이 지속된다. 
뭐 굳이 따지자면 나쁘다고 할수 없지만, 뭔가 빠져있는 삶, 영양가 없는 삶, 좀 허무하게 느껴진다.
충분히 풍요롭고, 여유롭게 즐기고 자신을 살 찌울수 있는데 말이다.

하람이가 태어나고 나서 부턴 더더욱 짬이 나지 않는다.
저녁먹고, 하람이 씻기고, TV보고, 씻고 자는 일과가 대부분이다.
누룽게이랑 커피 한잔, 과일 한조각 같이 먹으며, 대개의 일상적인 이야기들 말고
아주 소소한 이야기들을 할 여유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전 자기전에 누룽게이가 찍어준 나

어제 누룽게이가 묻는다.
"그냥 둘이 살때가 좋아? 하람이랑 셋이 살때가  좋아?"
나, "일장일단이 있지!"라고 대답하고 만다.
누룽게이는 "그래도 하람이가 있어서 더 좋다" 라고 말한다. "나도 그러긴 해!"
예전엔 둘다 아기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였다.

저녁에 할일(?)들을 다하고, 하람이와 누룽게이는 잠들었다.
난 배가 부르면 잠을 잘 못자는 편인데, 오늘 도착한 영화 'ONCE' ost를 들으며 식탁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가끔씩 갖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누룽게이에겐 약간 미안하지만..)

곤한 하루일과를 다 마치고, 혼자서 식탁을 비추는 부엌 조명에 책을 읽는 공간
내 자신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작은 배려 중 하나다.
여유롭게 출근해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전문점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들고 사무실로 향하는 시간처럼 말이다.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시간들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

 

영화 ONCE ost 중 'If you want me'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드립퍼  (9) 2007.11.07
지갑  (21) 2007.11.05
하우스크리닝  (2) 2007.07.10
아크릴 장식장 만들다  (8) 2007.06.04
스팀청소기 구매기  (2) 200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