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연분만으로 3일만에 퇴원해서 조리원으로 갈려고 했는데 사정상 하루를 더 있게 되었다. 그런데, 유월이가 황달끼가 있어서 어쩌면 누룽게이만 퇴원하고 녀석은 입원해야 될지도 모르겠다는 소리에 "어떻게 혼자 조리원에 가냐고, 다른 엄마들은 다 아기들이랑 같이 있는데, 혼자 있으면 더 우울하고 싫을꺼 같아" 라며 누룽게이 눈가가 빨개지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퇴원날 아침 다행히 유월이 황달수치가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서 같이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다른 산모가 눈물을 흘린다. 그 아기도 황달수치가 높아서 입원을 해야한단다.
(황달은 자연분만 아이들의 60% 정도가 생기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산모와 아기 혈액형이 달라도 생길수 있단다. 대부분 2-3일, 혹은 1주일 정도 지나면 없어지고, 병원 치료하면 금방 없어지는 가벼운 증상이란다.)
그래도 갓 태어난 아이와 떨어져서 젖도 못 물리는 엄마의 심정은 어떠하랴! 부모 마음이란 이런걸까?


암튼 유월이와 조리원으로 왔다.
첫날은 이거저거 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이제 이틀째다.
신생아실에 있다가 모유수유를 할때마다 아기를 데리고 오는데, 누룽게이가 어쩔줄 몰라 한다. 병원에선 신생아실에서 수유하라고 전화가 오면, 수유실로 가는 시스템이여서 손도 씻고 준비를 하고 가지만, 여기 조리원에선 수시로 오니깐 준비가 안된 누룽게이가 깔끔한 성격상 속싸개 펼치랴, 수유쿠션 하랴, 젖먹이랴 어쩔줄 몰라 한다.

녀석도 병원에선 너무 의젓하게 있더니, 이곳으로 옮기도 나서는 젖도 이상하게 빨고, 기저귀가 젖어서 갈아주면, 싸고 또 싸고, 한번에 3-4개의 기저귀를 사용하다 보니 누룽게이가 아주 힘들어 한다.
아직 아기를 편안하게 안는 것도 힘들고, 기저귀 갈아주는것도 능숙치 않고, 모유도 잘 먹지 않는데, 녀석이 계속 울어대니, 어떻게 대처를 할 줄 몰라 쩔쩔맨다.

유월이가 계속 울어서 신생아실 보모에게 데려다 주니, 언제 울었냐는듯이 금새 그치는 녀석을 보고, 누룽게이는 펑펑 눈물을 쏟아낸다.
"낼부터는 오빠도 없고, 혼자서 다 해야되는데 어떡하냐고?"
"조리원 퇴원해서 혼자 집에 있는데 유월이가 울음을 안 그치면 어떡하냐고...."
내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없다, 유월이가 울어도 조급해 하지말고, 침착하게 대처해"라고 해도 소용없다. 한번 터진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부모 속 한번도 안 썩힌 자식은 없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그게 부모맘 일꺼다." 라고 위로한다.
너무 서럽게 울어서 지켜보는 나까지 눈물이 찔끔날 뻔했다.
예전 부모님들이 "니들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맘을 안다"는 소리가 벌써 부터 실감나게 와 닿는다.

그래도 유월이 녀석은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럽다. ^^;
누룽게이 힘내라! 아니 우리 같이 힘내서 잘 키우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