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

어린이 대공원을 가려던 약속을 취소하고 아쉬움을 달래고자, 예전 살던 동네 고등학교로 벚꽃구경을 갔다.
주차공간이 없을 줄 알고, 마을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간 신일고등학교. (젠장 여기 저기 주차할 공간은 많더만 ㅡ.,ㅡ)
정문으로 들어서려는데, 안내문구가 보인다. '공사중 출입금지'
수위 아저씨 왈 "학교가 공사중이라서 못들어간단다" OTL;
그러더니, 아이랑 여기까지 왔는데, 학교 후문쪽으로 가서, 산길로 가면 볼수 있다고, 후문으로 가란다.

신일고 후문길에 핀 개나리

산길로 가려다 하람이 때문에 대충 눈치보다 벚꽃 아치(?)가 있는 교정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리 말고 일찍 나온 가족들이 몇몇 보인다. 다른 수위아저씨가 하는 말이 저쪽 체육관쪽으만 넘어가지 않으면 구경해도 괜찮단다.
토요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너무 한가하고, 여유로운게 너무 좋다~ 사람도 없고... (맛있는 도시락과 시원한 맥주를 싸왔으면 금상첨화일텐데~)

벚꽃 터널(?)

신일고 인조잔디를 깐 야구장

강북제일교회를 소유하고 있는 서울 신일고등학교는 재단이 아주 빵빵한 듯 하다.
운동장을 3개나 소위하고 있는데, 기존 운동장을 인조잔디를 깐 야구장으로 만들고, 또 하나의 작은 운동장은 서울 사이버 대학의 공간으로 만들고, 예전에 야구 연습을 하던곳은 성신여대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이쪽 벚꽃이 산등성이를 따라 쭈욱~~~ 펼쳐져 있는 모습이 환상인데, 공사중이여서 제대로 감상을 못했다. 거기다 건물이 들어서면 다 가려버릴듯 ㅡ,.ㅡ )

하람이 녀석 아주 신났다. (대부분 아이들이 모자쓰기를 아주 싫어하는데 이 녀석은 지 모자가 벗겨지는 걸 아주 신경쓰며, 자기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아주 대단하다.)

사진찍는다고 하면 저렇게 엉거주춤 앉는다 ㅡ,.ㅡ

V하라고 시키면, 녀석은 양쪽 검지 손가락을 모아서 V 포즈를 취한다.

저게 뭐지? 하는 표정이다.

예전 우리가 살던 신혼집을 보러 갔다. 하나도 안 변하고 그대로다. 누룽게이는 한술 더 떠서, 초인종을 누르고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에게 인사를 하잔다. 하하 (예전의 누룽게이로썬 상상도 못할 일이다. ) 전형적인 구두쇠 타입의 주인 할아버지만 아니면 그러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신혼 생활 데이트 코스 중 하나인 재래 시장을 갔다.
시장 앞에서 호떡과 오뎅을 팔던 젊은 부부의 포장마차는 사라지고, 시장 골목은 비가와도 편하게 물건을 살수 있게 지붕이 덮혀 있었다.

엄마랑 미꾸라지 구경도 하고

자주 가던 분식집도 찍고,

지원& 수민에게 줄 선물도 사고,

하람이 신발도 하나 살까?

싱싱한 해산물들도 구경하고,

주렁주렁 매달린 덧신들도 보고,

우리가 자주 가던 팥칼국수 집에가서 해물칼국수와 팥칼국수도 먹고,

없어졌을 줄 알았던, 우리가 신혼시절 자주 가던 칼국수 집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주인 아주머니도, 그 집에 주요 고객들인 시장 아주머니들도, 식당 테이블들도 그대로다.
항상 시키던대로 해물칼국수와 팥칼국수 하나씩을 시켜서 나눠 먹었다.
해물 칼국수는 해산물이 푸짐하고, 칼칼한 국물이 시원한 맛 그대로 이고, 설탕은 약간 넣어서 먹는 굵은 면발의 팥칼국수는 언제 먹어도 맛있었다. (하지만, 누룽게인 그날 집에 와서 그집에 위생상태를 보더니, 다시는 안 간다더라. 솔직히 아주 깔끔하고 깨끗한 집에 위치한 칼국수 집보다, 시장 한 구석에 작고 허르스름한 공간에 약간은 지저분해 보이는 식당이 좀더 인간적인 정이가고 맛도 있어보이지 않나? 암튼 비오는날의 칼칼한 그집의 칼국수는 못 먹을듯...)

던킨에 들러서 커피도 한잔했다.

유모차를 가져가지 않아서 걸어야 했던 하람인, 이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생겨서, 못하게 하면 소리를 꽥~ 지르면서, 구경할꺼 다하고, 심지어는 자동차를 보기위해 뒤로 걷는 행태를 보이면서, 두 시간 정도의 일정을 네시간이나 잡아 먹는 바람에 '지원&수민'의 연주회를 못 가는 불상사를 일으켰다. ㅡ,.ㅡ

(연주회 가려고 어린이 대공원 가려던 약속도 취소하고, 선물도 사고, 지원&수민에게 꼭 간다고 했었는데... 미안하다. 지원& 수민아. 다음번 연주회때는 꼭 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