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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춘천] 김장

원래는 금요일 저녁에 지원네랑 형님이 먼저가서 밑작업(?)을 하고 토요일 김장하고 일요일 쉬는 일정이였으나,
이번엔 그 많은 형제들이 다 빠져 ,사람이 너무 없어 힘들꺼 같아서 누룽게이가 토요일~일요일 하자는 의견에
다들 토요일에 송암리로 출발.


도착했더니, 벌써 형님내외가 배추와 무우를 뽑아 놓았다.

장인어른이 손수 기르신 무와 배추들

속이 노란게 맛나게 생겼다.



우리나라 김치라는게 아주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느낀다.
배추를 뽑고 나서, 반으로 쪼개고 다시 그 반을 약간의 칼집을 내어서 소금에 잘 절여지게 약간만 벌린다.
(완전히 반으로 쪼개버리면 안된다. ㅋㅋ)

오후 3시반 부터 소금에 절이기 시작해서 7시간이 지난 밤 10시반쯤에 맨 밑에 있는 배추들과
맨 위에 있는 배추들을 뒤집어주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다시 새벽 5시 반쯤 일어나서 절인 배추들의
소금끼를 씻어내고 물을 빼준다.


올해 배추가 잘 절여졌단다.



배추가 물이 빠지는 동안 속재료들을 하나 둘씩 준비한다.
우선 무를 채칼로 썰고, 파와 갓을 적당한 크기로 준비한다.
그리고 다진 생강과 마늘을 준비하고, 멸치액젓과 고추가루, 생새우를 준비하고 나서 잘 버무린다.
이 버무리는 과정이 장난이 아닌 중노동이다. 커다란 통에 넣고 양념이 잘 섞이도록 뒤집어 준다.
그리고 나선 물이 빠진 배추 밑둥에 딱딱하고 더러운 부분을 잘라내고 속을 집어 넣으면 되는 작업이다.

이렇게 이론적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집집 마다 김치의 맛이 다른 이유는,
우선 배추가 맛있어야하고, 둘째 배추가 잘 절여져야 하며, 세째 양념을 어떤 재료와 비율로 해서 채웠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수집에서 보낸 김치는 양념이 아주 많고, 젓갈맛이 아주 강해서 바로 먹기에는 좋으나, 오래두고 먹으면
강한 젓갈에 금방 삭어버리는 경향이 있고, 춘천 김치는 바로 먹기에는 좀 밍밍하고 허옇게 보이나,
두고두고 꺼내먹으면, 아주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해서 김치찌게를 할때는 여수 김치를, 김치볶음밥을 할때는 춘천 김치를 쓰면 아주 좋다. ㅋㅋ


막간을 이용해 구워놓은 고구마를 혼자 몰래 먹다가 들킨 양주댁

양주댁을 고발하러 갔다가 오히려 꼬임에 빠져서 같이 먹고 있는 누룽게이. ㅡ,.ㅡ



이번 김장은 사람은 적었지만, 날씨가 춥지않고, 아침부터 일찍 부지런을 떠는 바람에 일찍 끝나서 좋았다.
(온 몸이 쑤시고 결리지만...... 다 좋았는데 집에 와서 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김치통 하나가 모서리 쪽이 기울어져서 보니
김치 국물이 차 트렁크에 다 흘러버렸다. 흐미~~)

집에 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저녁도 시켜먹고 푸욱~~ 쉴려던 우리의 계획은 배달음식점들도 다 문 닫고, 트렁크 박스 뜯어와서 씻느라 X 뻉이 쳤다. oTL



수민 하람이의 삽질("남자라서 삽 잡는 폼 부터 다르다고 다들 한마디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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